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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고양문화재단 매거진 <누리>_배우 강신일_캐릭터 밖으로 나온 배우-자유기고가 임효정

배우 강신일은 차분하고 진중하고 사려깊은 사람이었다. 사실 지금 그에 대한 기억의 대부분은 목소리에 대한 인상으로 남아있다. 그는 느릿하고 낮은 톤으로 말을 이었는데, 공기에 부드러운 결을 일으키는 그의 목소리가 뱃고동 소리처럼 묵직하고 편안하여 듣기 좋았다. (목소리 좋은 남자는 희소성이 있고, 여자는 청각에 예민한 동물이다.) 어째 그의 목소리의 진가는 TV에서는 잘 드러나지 않는 듯 하다. 연극 무대를 무척이나 사랑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던 그의 태도와, "나와 맞지 않는 문화도 필요하다"고 말하던 그의 눈빛이 오늘도 또렷하게 기억이 난다. Artists + city space 캐릭터 밖으로 나온 배우 예술가와 도시 배우 강신일 배우에게 기다림이란 숙명과도 같은 것이다. 좋은 작품을, 흥미로운 캐..

원고/인터뷰 2013.05.24

(정보) 월간 공무원연금_왜 인문학에 열광하는가?

왜 인문학에 열광하는가? 9월 18일 오전 10시 서울 운니동 덕성여자대학교 평생교육관의 한 강의실. 수강생들과 강사가 뿜어내는 열기가 강의실을 가득 채우고 있었습니다. 120명 정원의 강의실은 이미 자리가 꽉 차서 예비 의자에 앉아 강의를 듣는 분도 보였습니다. 숨 죽이고 강의에 집중하는 이들의 눈빛은 젊은 학생들 못지않게 지적 호기심과 열정으로 맑게 빛나고 있었습니다. 이곳은 종로구청이 덕성여대 평생교육관과 함께 진행하는 강의실 현장입니다. 최근 인문학이 다시 집중적인 조명을 받고 있습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인문학의 위기’라는 말이 심심치 않게 들렸던 것과 정반대의 현상입니다. 마치 이 산에서 저 산으로 불이 옮겨 붙듯, 인문학적 시선을 중요시하는 현상이 경영, 경제, 예술 등 분야를 막론하..

원고/정보성 2012.10.19

(취재) 한국가스안전공사 <happy! KGS>_와르르~ 들리나요? 마음의 벽 허무는 소리

와르르~ 들리나요? 마음의 벽 허무는 소리 장애, 비장애, 다문화 가정 아동이 함께 하는 천사들의 운동회를 하늘도 축복하는 것일까. 청명한 봄 햇살이 쏟아지던 4월의 토요일. 꽃송이 같은 아이들이 삼삼오오 모여들었다. 자세히 보니 일반 아동만 있는 것이 아니다. 몸이 조금은 불편한 아이와 피부색이 다른 다문화 가정의 아이도 있다. 휠체어 탄 어른과 다문화 가정의 어머니도 속속 모습을 드러냈다. 몸이 불편해도, 얼굴색 달라도 “친구야, 같이 놀자!” 비장애 아동, 장애아동, 다문화 가정의 아이들이 한데 어울리는 가 4월 28일 한국가스안전공사 체육관에서 성황리에 열렸다. 지역 내 복지관인 작은자리종합사회복지관과 시흥시 장애인 학부모회가 연합해 천사축제를 연 것이 올해로 7회째. 올해 축제에는 장애아 75명..

원고/취재 2012.07.18

(여행) 통영 CLUB E.S 리조트, 한국판 산토리니 - 자유기고가 임효정

2011년 6월 초 나는 이탈리아 남부 바닷가를 여행하고 있었다.부끄럽지만 지척에 있는 통영엔 가본 적이 없었다.이탈리아 남부 소렌토와 포지타노의 대자연에 심취했던 나는 이렇게 생각했다. 이런 엄청난 자연과 한국의 바다를 비교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었다. 정확히 그로부터 1년 뒤.나는 예측이 보기 좋게 틀렸다는 것을 두 눈으로 확인했다.통영을 나폴리에 비유한 데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다.통영의 바다는 이탈리아 남부 해안과 신기하리만큼 닮아 있었다.여기에 그윽한 동양적 정취가 더해져 통영만의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었다. 장사도에서의 반나절이 저문 밤엔 멤버쉽 별장인 통영 E.S 리조트에서 머무는 호사를 누렸다. 둥그런 선이 파도처럼 넘실이는 리조트의 실루엣시리도록 푸른 빛을 담은 문들아마도 산토리니를 모티..

원고/여행 2012.06.09

(여행) 과연, 나폴리에 빗댈 통영 – 자유기고가 임효정

“나이 들면 통영에서 살고 싶어.” 어느 날 한 선배가 읊조리듯 말했다. 한주가 멀다 하고 전국을 누비는 여행 전문가의 말이라 울림은 더 컸다. 주변에서 하도 통영, 통영 하길래 좋을 거라 예상은 했다. 그러나 이 정도로 매료될 줄은 몰랐다. 생각해보면 그렇게 좋다는 곳 하나쯤은 남겨두고 싶었던 것 같다. 최고의 여행지가 필요한 순간 내 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에 머물고 싶었다. 통영 여행의 기회는 불현듯 왔고, 나는 1주일 전 아침 한국의 100대 명산에 속한다는 미륵산(해발 461m)으로 향했다. 미륵산으로 가는 길은 등반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한려수도의 섬들이 그리는 풍경의 축제를 굽이 내려다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가장 긴 케이블카(길이 1,975m)라는 수식어를 단 ‘한려수도 조망 ..

원고/여행 2012.06.09

(여행) 장사도가 뜨고 있다. (2) – 자유기고가 임효정

근처 외도가 사람이 정성 들여 매만진 손길이 아름다운 섬이라면 장사도는 자생꽃과 나무를 최대한 자연스런 상태로 둔 섬이다. 어디가 더 좋은지 비교하는 사람들이 늘어날 것 같다. 뱀을 닮은 섬답게 길은 앞으로 앞으로 자꾸만 이어진다. 몇 분간 오르막길을 걸었다 싶더니, 차츰 바다가 시야에 들어온다. 평지에 가까운 길까지 오르니 섬 밖은 온통 바다 세상이다. 앞뒤 좌우로 끝도 없이, 바다다. 이토록 우람한 바다 위에 장사도가 포근하게 안겨 있고 나 역시 호사롭게 섬의 품을 탐닉한다. 나만 이곳을 알고 조용히 찾아올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부끄러운 욕심이 고개를 내민다. 오르막길이 끝날 때쯤 센스있게도 뽕잎 아이스크림을 파는 곳이 있었다.깔끔 청량한 맛을 음미하며 잠시 탁 트인 경관을 눈에 담는다. 더치 ..

원고/여행 2012.06.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