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강신일은 차분하고 진중하고 사려깊은 사람이었다. 사실 지금 그에 대한 기억의 대부분은 목소리에 대한 인상으로 남아있다. 그는 느릿하고 낮은 톤으로 말을 이었는데, 공기에 부드러운 결을 일으키는 그의 목소리가 뱃고동 소리처럼 묵직하고 편안하여 듣기 좋았다. (목소리 좋은 남자는 희소성이 있고, 여자는 청각에 예민한 동물이다.) 어째 그의 목소리의 진가는 TV에서는 잘 드러나지 않는 듯 하다. 연극 무대를 무척이나 사랑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던 그의 태도와, "나와 맞지 않는 문화도 필요하다"고 말하던 그의 눈빛이 오늘도 또렷하게 기억이 난다. Artists + city space 캐릭터 밖으로 나온 배우 예술가와 도시 배우 강신일 배우에게 기다림이란 숙명과도 같은 것이다. 좋은 작품을, 흥미로운 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