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고/여행

(여행) 롯데멤버스 매거진 <Big Pleasure>_니스 카니발, 10톤 꽃들의 전쟁 속으로 떠나는 축제 여행

달팽이여행 2014. 5. 9. 16:14

 

(이미지를 클릭하면 확대하여 볼 수 있습니다.)

 

Carnaval de nice

10톤 꽃들의 전쟁 속으로 떠나는 축제 여행

 

니스 카니발 

현지인과 뒤섞이는 여행을 꿈꾸는 이들에게, 명소를 순회하는 여행이 식상한 이들에게 축제 여행을 권한다. 요동치는 에너지와 열정, 봄내음이 뒤섞인 지중해 축제, 니스 카니발이라면 더욱 좋겠다.

 

EDITOR 임효정

COOPERATION 롯데JTB 1577-6511, 프랑스관광청(kr.rendezvousenfrance.com)

 

like a local, 현지인처럼

현지인 속에 섞여 현지인처럼 머무르는 여행. 누구나 그런 여행을 꿈꾼다. 그러나 1년에 길어야 열흘이 채 되지 않는 휴가를 손에 쥐는 평범한 직장인에게 그런 느릿한 자세는 쉽게 생기는 것이 아니다. 짧은 일정 속에서 보다 강렬하게 현지인의 삶 속으로 뛰어들고 싶다면, 그곳에서 열리는 대표적인 축제에 참여해볼 것을 권한다. 무미건조한 일상에서 탈출하기로 작정한 이국의 거리에는 현지인들이 밤낮없이 쏟아져 나온다. 열광적인 흥취와 일탈의 자유가 버무려진 축제의 24. 치열한 일상을 감내하느라 축제가 삶에 가깝게 있지 못한 우리네와 달리, 유럽인들은 수백 년에 걸쳐 축제를 이어가며 저마다 개성 넘치는 축제를 가꿔왔다. 유럽을 역사적인 건축물이나 예술품, 자연 경관이 아름답게 정리된 곳으로만 알고 있다면 더욱 축제 속으로 들어가볼 일이다.

세계 3대 퍼레이드 니스 카니발

프랑스 동남부 지역에서도 꼬뜨 다쥐르(côte d'Azur) 지방에 있는 니스는 니스빌(Gare Nice-Ville) 기차역에서 해변가까지 도보로 20~30분이면 족히 닿을 수 있고, 연중 온화하고 해변을 끼고 있어 지중해의 대표적인 휴양 도시로 손꼽힌다. 여름 휴양지로 유명한 니스는 2월 중순에서 3월 초 사이에는 니스 카니발을 위한 축제의 도시로 변모한다. 브라질의 리우, 이탈리아의 베니스 카니발 등과 함께 세계 3대 카니발로 불리는 니스 카니발은 겨울의 막을 깨고 봄을 몰고 오듯 꽃으로 물든 축제를 열어 세계인의 이목을 니스로 집중시킨다. ‘1294년 프로방스 지방 앙주 백작 샤를 2세가 카니발을 즐기기 위해 니스에 왔다'는 기록이 있어 세계 최초의 카니발 축제이라는 자부심이 있다. 니스 카니발은 축제의 시작부터 끝까지 모든 프로그램이 거리와 광장에서 열리는 축제다. 특정 주제를 정해 열리는 마차 행렬(corso carnavaleque)과 꽃들의 전쟁(la bataille de fleurs) 등 두 가지로 나뉘어 열린다.

거대하고 익살맞은 조형물들의 행진

니스 카니발에서 가장 특징적인 것은 매해 식도락의 왕, 웃음의 왕, 영화의 왕, 20세기의 왕 등 ‘OO의 왕을 주제로 열린다는 점이다. 한 해의 왕은 그 시기에 가장 상징적이며 사회적인 주제로 선정된다. 예를 들어 유럽연합의 단일 통화인 유로가 시행된 첫 해였던 2002년에는유로랜드의 왕을 주제로 열렸고, 2012년에는 런던 올림픽을 기념해스포츠의 왕을 주제로 열렸다. 2013년 니스 카니발은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2월 중순 개막해 3 6일까지 계속된다. 올해의 주제는 ‘5대륙의 왕(King of the five continents)’이다.

니스 카니발은 개막일인 금요일 저녁, 그 해의 왕과 왕비로 선정된 조형물이 병정들에 둘러싸여니스의 중심가인 마세나 광장에 도착하면서 시작을 알린다. 그리고 그 다음날인 토요일 오후 2 30, 팡파레가 울리는 가운데 왕과 왕비가 20여대의 마차와 300개 조형물들의 호위 속에 요란하게 등장하면서 본격적인 퍼레이드가 시작된다. 각각의 조형물들은 카르나발리에(carnavalier)라고 불리는 장인들이 6개월여 간에 걸쳐 만드는 것으로, 그 해의 주제에 따라 만들어진다. 웃음을 자아내는 특유의 익살스러운 표정이 매력포인트로, 건물 2~3층 높이는 족히 되는 거대한 조형물들이 천천히 돌거나 움직이며 퍼레이드의 생동감을 높인다. 좌중을 압도하는 거대한 크기와 희화화된 모습, 기발한 착상과 기술이 담긴 조형물들을 차례로 관람하며 관람객들은 눈을 떼지 못한다.

봄의 부르는 꽃들의 전쟁 (la bataille de fleurs)

니스 카니발이 유럽의 다른 카니발과 가장 다른 점은 꽃들의 전쟁이라고 불릴 정도로 축제 내내 싱싱한 꽃들이 차고 넘친다는 점이다. 니스를 상징하는 미모사를 비롯해 장미, 카네이션, 글라디올러스, 다알리아 등 수많은 꽃들로 장식된 마차 위에서 미녀들이 수천 송이의 꽃을 관객에게 던져주는 꽃마차 퍼레이드로 열린다. 이 축제를 위해 쓰이는 꽃의 양이 무게로 따지면 10톤에 달할 정도이다. 본래 마차의 행렬을 이루는 사람들과 관광객들 사이에 꽃을 나누어 갖던 소박한 행사였으나, 곧 니스의 카니발을 상징하는 화려한 볼거리로 변모했다. 꽃들의 전쟁은 꽃을 보기가 쉽지 않은 2월에 모처럼 봄의 기운을 한껏 만끽할 수 있는 호사로운 시간을 선사한다. 관중들은 환호하며 미녀들이 주는 꽃을 받기 위해 경쟁한다. 길이 7m, 높이 6m에 이르는 마차 1대마다 4~5천 송이의 싱싱한 꽃들로 장식하는데, 이런 마차 20대가 줄지어 퍼레이드를 벌인다. 꽃마차 퍼레이드 사이사이에는 거리 예술가와 무용단, 악단 등 1,000명에 달하는 공연팀이 현란한 의상을 입고 춤을 추거나 음악을 연주하며 행렬에 음악이 끊기지 않도록 한다. 관람객들은 퍼레이드의 흥겨움과 지중해의 여유로운 정취에 한껏 매료된다. 퍼레이드는 2~3주간의 축제 기간 동안 매주 수요일과 토요일에 거쳐 여러 차례 반복된다.

프랑스 남부 지역에서 손꼽히는 겨울의 축제이자 세계인이 모여드는 니스 카니발. 축제는 겨울의 답답함을 벗어 던지고 거리에서 한바탕 꽃들의 잔치를 즐기자며 여행자를 유혹한다. 둘러보기식 관광보다는 현지 사람들이 수백 년간 이어온 축제의 현장을 목도하고 싶다면, 니스 카니발의 열기를 즐기기 위해 모인 백만 명의 사람들 사이에 현지인이 된 듯 섞여보자. 그네들의 문화와 정서가 깊이 배어있는 지중해의 카니발이 당신에게도 넘치는 자유와 허락된 일탈의 시간을 선사할 것이다.

 

----------------------------------------------------------

니스 카니발

장르: 대형 야외 퍼레이드

시기: 매년 2월 중순~3월 초순 13일간 (2013.2.15~2013.3.6)

티켓 가격: 6세 미만 무료, 각 퍼레이드별 5~10유로

문의 +33(0)892.707.407

홈페이지 www.nicecarnaval.com

----------------------------------------------------------

 

travie info

니스 카니발

인기 많은 축제인 만큼 퍼레이드를 제대로 감상하려면 예약을 하는 것이 좋다. 홈페이지에서 신청할 수 있으며, 24시간, 48시간, 72시간 등 시간 단위로 구매할 수 있다. 예약을 못했다면 시작 2시간 전에 임시 매표소가 열리니 이용하면 된다.

먹거리

지중해 도시답게 신선한 야채와 말린 과일 등을 이용한 음식들이 많다. 니스에서는 소카(socca, 콩가루 반죽으로 만들어 후추를 곁들여 먹는 일종의 크레페)와 살라드 니스와(saladeniçoise)를 먹어보자. 니스의 전통 음식을 제대로 차려내는 레스토랑에는 퀴진 니사르드(Cuisine Nissarde)’라는 라벨이 붙어 있다.

구시가

구시가(비유 니스, Vieux Nice)는 미로 같은 골목과 오래된 예쁜 집들, 그리고 그 사이 사이에 보석처럼 자리한 카페와 레스토랑들이 있는 살아 숨쉬는 박물관이다. 니스 중심가 동쪽의 파크 뒤 샤토(Parc duChâteau) 아래, 서쪽으로 해변을 따라 이어지는 케 데 제따주니(Quai des États-Unis)와 북쪽의 장 조레(Jean-Jaurés) 거리 사이에 구시가지가 있다.

망똥 레몬축제

니스 카니발 기간에 니스를 찾는다면 주변 지역 망똥을 여행하는 것도 훌륭한 선택이다. 망똥 시는 지리적으로 니스 시와 함께 둘 다 꼬뜨 다쥐르 지방에 있으며, 니스, 깐느, 모나코와 함께 고급 휴양 도시에 속한다. 망똥 시는 매년 특산물인 레몬으로 대대적인 축제를 여는데, 이 축제가 니스 카니발과 비슷한 시기에 열리기 때문에 두 가지를 축제를 함께 즐기기 좋다.

 

 

롯데멤버스 매거진 <Big Pleasure> 글 임효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