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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LG전자 <가시>_황혼육아, 두 여인의 달콤쌉싸름한 육아합동작전

달팽이여행 2014. 5. 9. 13:16

두 여인의 달콤쌉싸름한 육아합동작전

황혼육아

집과 회사와 할머니집을 뱅뱅 도는 아기엄마나, 30년만에 아이를 보는 할머니나 24시간은 묘기 대행진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아이 때문에 울고 웃는 여인들에게 바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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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엄마의 속앓이 시어머니께서 아기를 맡아 주시겠다고 하셨을 때, 수진씨는 감사한 마음에 눈물을 왈칵 쏟았다. 그런데 이내 갈등이 생겨났다. 어머니가 아이에게 음식을 오물오물 씹어 아기 입에 넣어주시는 것도, 하루종일 TV를 틀어놓으시는 것도 속상했다. 어떻게 말씀드려야 하나…. 수진씨는 매일 끙끙 앓고 있다.

할머니의 속앓이 아기를 믿고 맡길 데가 없어요, 엄마.” 이현옥 씨는 딸의 간절한 눈빛을 모른 척 할 수 없었다. 그런데 아기를 보다보니 체력이 달리고, 여기저기 안 아픈 데가 없다. 심신이 지친 이현옥 씨는 요즘 친구들에게 이렇게 말한다. “너는 애들한테 아기 못 본다고 말해둬. 몸은 축나고, 내 시간도 없고진짜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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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은 뜨거워도 심신은 지쳐있는

이 시대 아기엄마와 할머니들

어쩌랴. 아무리 찾아봐도 내 엄마나 남편 엄마 말고는 아기를 믿고 맡길 데가 없는 것을. 대한민국 맞벌이 부부 절반 이상이 조부모에게 육아를 맡기는 시대, 이른바 황혼 육아가 대세다. 그러나 30년 전 육아 방식과 오늘날의 그것이 워낙 다르기에, 아기엄마와 할머니는 자칫 껄끄러운 상황에 놓인다. 대개 엄마는 과학적이고 원칙적인 육아를 따르고, 조부모는 경험에서 우러나온 지식으로 아이를 기르기 때문이다.

따라서 <가시> 가라사대, 황혼육아에 들어가기에 앞서 반드시 두 가지를 짚고 갈 것을 권한다. 첫째, 아기부모와 조부모는 공동의 육아원칙을 세워야 한다. 허심탄회하게 마주 앉아 교육, 훈육, 예방접종, 목욕, 퇴근할 때, 아기가 깼을 때, 간식, 우유, TV 시청시간, 놀이터, 이유식, 건강 등등 항목별 육아원칙을 함께 정해서 갈등을 미연에 방지하는 것이다. 그리고 둘째, 고된 육아 노동에 대한 보상은 필수이다. 믿을 수 있는 환경에서 진심을 다해 아이를 돌보는 조부모에게 정당한 대가는 당연한 도리 아닐까. 조부모 역시 정당한 노동의 대가를 받고 일한다면 더욱 책임감 있게 아이를 돌보실 것이다.

아기엄마는 할머니께 적절한 보상

할머니는 현대 육아법에 열린 자세를

조부모님도 기왕지사 손주를 맡게 된 거 제대로 한번 키워보는 게 어떨까? 자식 내외에게 나의 도움이 가장 절실한 때는 바로 이 때인지 모른다. 요즘 황혼육아가 증가하면서 동네마다 조부모 육아법, 구연동화 등 황혼육아 강의가 많이 생겼다. 조부모를 위한 육아용품, 서적들도 속속 출시되는 추세다. 좋아진 세상의 도움을 최대한 활용해 파워 그랜마, 그랜파가 된다면 행복하지만 힘들고, 힘들지만 행복한 육아의 강을 좀 더 힘내서 건널 수 있지 않을까. 무엇보다도, 아이에게 우리의 도움이 전적으로 필요한 시기는 생각보다 그리 길지 않다. 안 그런가?

 

아이엄마를 위한 메모

★ 아기를 맡기기 전에

• 살림은 아기 엄마 아빠의 몫 아기를 보는 할머니에게 살림까지 은근히 떠맡기는 경우가 있습니다. 미리 논의된 것이 아니라면, 힘들더라도 살림은 부부가 하는 것이 맞습니다.

• 전통육아와 현대육아의 장점 조합 도와드리기 할머니가 현대 육아법에 익숙치 않은 건 당연합니다. 현대 육아법이 어떻게 달라졌고, 잘못 알려진 민간요법은 무엇인지 미리 귀띔해 드리세요.

★ 이것만큼은 챙겨드리자

• 육아 노동에 대한 대가는 도리 아이 돌보는 고통을 이겨 내시는 데 월급만한 보상도 없습니다. 조부모의 노동을 인정하는 것이 아이에게도 결국 이익입니다. 월급을 드려도 어차피 손주를 위해 쓰거나, 저축하시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 별 말 없으셔도 건강 살펴드리기 부모님들은 대개 통증을 무조건 참으시다가 증상이 심각해진 후에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습니다. 손주 보실 때 할머니들은 대개 갱년기입니다. ‘나는 괜찮다고 하시더라도 부모님의 건강을 유심히 살펴보세요.

• 위로와 힐링의 시간 드리기 육아는 젊은 사람에게도 고된 노동입니다.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힘든 할머니는 아기를 제대로 키울 수 없습니다. 스트레스를 푸실 수 있도록 도와드리세요.

★ 좀 더 편하게 해드리기

조부모를 위한 육아책이 속속 출간되고 있습니다. <명품 할머니 육아>(소란), <엄마, 아기를 부탁해요>(조선북스)를 추천합니다. 활자 크기나 구성에서 조부모층을 배려한 흔적이 엿보입니다.

할머니 맞춤용 육아용품들이 출시되고 있습니다. 허리에 가해지는 무게를 분산시켜주는 아이띠, 버튼만 누르면 60초 안에 우유가 모유 온도로 맞춰지는 젖병 등을 챙겨드려서 아이 보는 노고를 덜어주세요.

Don’t Do This

친정엄마가 편하다고 막 하기(이미 당신 때문에 늙으신 분입니다.)

부모님 희생 당연시하기(부모님의 끝없는 사랑 남용하지 말자구요.)

서운한 말 하기(“어머니, 아기한테 그런 거 사주시면 안 된다고 했잖아요!”)

 

조부모를 위한 메모

★ 본격적인 육아에 앞서

• 초보 엄마와 비교하면 조부모는 육아의 달인 키운 지가 너무 오래돼 놔서….” 육아를 앞둔 조부모님은 고민이 많습니다. 너무 오랜만이라 당장은 서툴지도 모르지만, 금세 예전의 기억과 감이 새록새록 되살아날 것입니다.

• 기왕 한다면 즐겁게 어차피 하는 일, 좀 더 재미있게 하는 나만의 방법을 찾으시기를 권합니다. 단순히 아이를 돌본다고 생각하지 말고, 아이를 통해 긍정의 기운을 얻으시기 바랍니다.

★ 황혼육아를 시작했다면

• 내 몸은 내가 챙긴다 할머니는 아이 시중 드는 사람이 아닙니다. 스스로 당당해지고 어려움을 극복해야 합니다. 아이가 먹다 남긴 음식으로 끼니를 때우지 마세요. 자칫 아이를 원망할 수 있습니다.

• 적절한 보상 요구하기 가까운 가족일수록 월급 문제는 더욱 정확하게 선을 긋는 것이 좋습니다. 요즘 젊은 부부들은 오히려 이런 부분에 관대합니다.

• 혼자 고민하지 않기 육아는 할머니 혼자 하는 것이 아닙니다. 오늘부터라도 며느리와 딸에게 아이를 키우면서 겪는 고민을 속 시원히 털어놓으세요. 집안에 TV나 라디오를 틀어놓고 신나는 분위기를 만들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일 수 있습니다.

★ 이것만 알면 나도 파워 그랜마

• 아이엄마 생각과 현대 육아법에 관심 갖기 아기를 위해 필요한 변화가 있다면 충분히 받아들여 주세요. 시대가 달라지면서 자연스럽게 육아법이 변한 것이니 마음 상할 필요가 없습니다. 할머니도 아무 탈 없이 아이를 키워보고 싶던 시절이 있으셨지요.

• 아이의 TV 과다노출 피하기 TV는 아기에게 지나치게 자극적인 데다, 중독되기도 쉽습니다. 힘든 육아 속에 TV를 멀리하는 것은 어려울 것입니다. 그래도 배경음악처럼 항상 틀어놓는 일을 조금씩 줄여나간다면, 아이 정서에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 할머니 육아 교실에 참여하기 가까운 데서 열리는 할머니 육아교실을 찾아보세요. 본인의 편안과 아기의 더 좋은 환경을 위해 진화되고 다양해진 육아법들을 상세히 알려드립니다. 황혼육아를 하는 동료들과 함께 마음의 위안과 정보를 교환하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Don’t Do This

무조건 아이편 들지 않기 (무조건적인 사랑은 독이 됩니다.)

• 씹은 음식 아이 입에 넣기, 양치질 안하고 아이에게 뽀뽀하기, 우유병 뚜껑 열어놓고 방치하기, 보리차와 이유식 한꺼번에 끓여놓고 나눠 먹이기 (깨끗하던 시절 태어난 옛날 아기들과 달리 요즘 아이들은 면역력이 약합니다.)

• 잘못 알려진 민간요법 하지 않기 (아기 꽁꽁 싸매기, 화상 부위에 된장 바르기, 설사하는 아기 굶기기 같은 것은 아기에게 위험합니다.)

 

TIP. 응답하라! 집 나간 슈퍼맨

아이아빠, 할아버지와 함께하는 육아

· 육아는 집에서 하는 격무입니다. 양육에 대한 사회의 도움이 아직 부족한 만큼, 부디 여인들의 짐을 함께 들어주세요. 아내도 지금 당신만큼 피곤할 것입니다.

· 나 몰라라작전은 당시에는 좋을 수 있으나 훗날 소외감이라는 부메랑으로 되돌아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더욱이 아빠, 할아버지와의 교감은 아이의 성장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유념해 주세요.

· 여인들은 아이아빠와 할아버지를 육아에서 소외시키지 마시고, 도움을 요청하세요. 남자들이 잘하고 쉽게 할 수 있는 것부터 부탁하고, 가르치려 하지 마세요. 남편이 육아에 관심을 보일 경우 평가 대신 인정을 해주세요.

 

LG전자 사보 <가시> 글 임효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