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고/리뷰, 기고

(리뷰) 책_It Works: 꿈을 실현시키는 빨간 책

달팽이여행 2012. 3. 9. 12:06

제목: It Works: 꿈을 실현시키는 빨간 책
저자: RHJ 지음, 서재경 옮김
출판사: 매일경제신문사

 

30분 후, 당신은 다른 사람이 된다.

 

10분 걸릴 이야기를 1시간동안 말하는 사람과 있어본 적 있는가. 그것은 고통에 가깝다. 반면 회의 내용을 단박에 한 문장으로 정리해주는 사람에게 우리는 매료된다. 책도 그렇다. 100쪽이면 될 걸 기어코 300쪽으로 만든 책을 읽다 지친 경험 한번쯤 있을 것이다. 정작 그 책이 하려고 했던 이야기는 수백 장 속 어딘가에 파묻혀 독자와 숨바꼭질을 하기 일쑤다.

 

나는 오늘 당황스러우리만큼 짧고 명료하면서도 강렬하게 뇌리에 안착하는, 군살을 뺀 책의 정수 <It Works: 꿈을 실현시키는 빨간 책>를 소개하려고 한다. 아이폰과 무게를 견줄 만큼 날렵한 몸매의 이 책은 페이지 수가 딱 30쪽 뿐이다. 여기에 영한대역본이 이어지고, 책을 뒤집어 들면 영문본이 새로 시작된다. 이렇게 3가지 버전으로 총 110장이다.

 

어느 익명의 미국인 갑부가 1926년에 쓴 이 책은 꿈을 이루는 방법을 소개한다. 출간 이래 90년이 지난 지금도 전 세계적으로 팔려나가는 스테디셀러다. 2010년 5월에는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으로도 나왔다. 찾는 이가 많다는 증거다. ‘시크릿’ ‘긍정의 힘’ ‘연금술사’ 등 2000년대에 수없이 쏟아진 자기계발서들은 하나같이 강력한 자기 암시에 대해 말하고 있는데, 이 책은 이같은 자기계발서들의 바이블이자 원조다.

 

원하고 적고 읽어라.. 꿈을 이루는 3단 코스

이 책이 말하는 것은 간단하다. ‘말만 하지 말고 진짜 원하라. 진짜 원하는 것을 알고 싶다면 종이에 꿈을 적고 지우는 일을 반복하라. 적은 것을 반복해서 보면 꿈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이다.

 

이미 다 아는 내용이고 얼토당토하지 않은 이야기라며 시선을 돌릴 사람도 있을 법하다. 그러나 그 ‘뻔한’ 이야기가 100년 가까이 바통을 이어 받으며 같은 맥락으로 내려오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그 뻔한 말에 증거가 쌓였다는 뜻도 된다. 늘 들어왔던 내용이라 흘려들었던, 보통 자기계발서들을 열심히 읽으면서도 짐짓 핵심 내용을 못 본 척 살아온 이들도 이 얇고 간단한 책 앞에서는 더 이상 빠져나갈 구멍을 찾기 어렵다. 말하려는 내용이 지극히 직관적이고 분명하기 때문에 핵심 앞에 턱하니 놓이게 되는 것이다.

 

얇고 작고 예쁜데다 세련되기까지 한 빨간 책은 어지간한 작은 가방에도 날렵하게 들어가고, 우연히 가방 사이로 빨간 색이 드러난다면 당신을 더 세련되게 보여주는 액세사리 역할을 할 지도 모른다. 무엇보다 자기계발서는 지칠 때쯤 다시 마음을 다잡기 위해 읽는 것이 중요한데, 부담스럽지 않은 두께는 이 같은 부담도 날려준다.

 

오늘도 불평을 늘어놓는 당신에게, 원하는 것이 좀처럼 손에 잡히지 않는 당신에게, 꿈꾸는 법을 잃어가는 당신에게 한 장의 편지처럼 이 책을 권하고 싶다. 30분이면 족히 읽을 이 책은 장황한 말을 늘어놓는 대신 아주 분명하고 단도직입적인 언어로 사그라들던 열정의 불씨를 다시 활활 지펴줄 것이다.

 

 

 

 

 

 

 

 

글: 임효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