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효정 촬영사진

(촬영) 환경부 <푸른나래>_겨울 속에 핀 봄, 실내 식물원

달팽이여행 2012. 2. 18. 00:23

 

겨울 속에 핀 봄, 실내 식물원.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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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세상이 푸릇푸릇한 계절에는 갈 곳이 많습니다. 그러나 겨울엔 야외로 나갈 곳을 찾기 어렵지요. 그럴 땐 실내 식물원으로 떠나보는 건 어떨까요? 오랜만에 우거진 자연 안에서 즐거워하다 보면 움츠렸던 심신이 되살아납니다. 추운 날씨를 잠시 잊고 꽃의 향연에 취해보세요. 겨울에 가면 더 좋은 곳, 실내 식물원을 소개합니다.

 

세계 곳곳의 꽃을 한 자리서..
충남 아산시 <세계꽃식물원>

충남 아산시 도고면에 있는 세계꽃식물원은 1년 내내 활짝 핀 꽃을 즐길 수 있는 실내 식물원이다. 8개의 온실을 하나로 연결한 대형 온실에서 1천 종의 꽃을 전시한다. 국내 실내 식물원 중 가장 큰 규모(28,000㎡)다.

이곳은 세계 곳곳에서 자라는 꽃을 한 곳에서 즐길 수 있도록 꾸며 놓았다. 그리스와 지중해 연안에서 자라는 시클라멘, 중남미 황금새우꽃, 남미 지역 화초고추, 인도와 말레이시아 킹벤자민, 남아프리카 카라, 페루와 브라질의 한련화, 에티오피아와 예멘에서 자라는 아라비카 커피나무 등 국가대표 꽃들이 저마다 고유의 아름다움을 뽐낸다. 단위 온실은 각각 파파야 정원, 에코정원, 향기정원, 덩굴식물 정원 등 독특한 테마로 꾸며져 있어 새로운 온실의 문을 열 때마다 다른 세상으로 넘어가는 재미가 쏠쏠하다.

 

바깥세상 꽁꽁 얼어도.. 이곳은 따뜻하고 아늑한 꽃 천지

무미건조한 풍경에 익숙해지는 겨울, 이곳에 오면 가장 먼저 눈이 즐거워진다. 오색 빛 머금은 꽃들이 저마다 매력을 발산하면 방문객의 시선과 카메라 셔터도 덩달아 바빠진다. 특히 지붕을 보라색 꽃으로 가득 채운 ‘플라워 가든’ 아래를 지날 때면 유럽의 어느 골목에 온 듯 행복한 감상에 젖는다.

 

‘허브정원’에 도착하면 코가 호강할 차례다. 진한 초콜릿 향을 내는 헬리오트로프, 레몬향을내는 레몬밤, 파인애플 향과 체리향을 내는 파인애플 세이지와 체리 세이지, 라벤더 중 향기가 으뜸이라는 프렌치라벤더 등 갖가지 천연 향기가 어우러져 들어서는 순간부터 몸 속까지 산뜻해진다. 그 밖에 로즈마리, 캐모마일, 레몬그라스 등 친숙한 허브들부터 정서 불안에 효과가 있는 캣닙, 감기 기운이 있을 때 효과가 좋은 호하운드 등 갖가지 허브들이 모여 있다. 바로 옆 온실에 있는 미로 공원 속을 헤매는 즐거움도 놓칠 수 없다.

 

앵무새 먹이 주기 체험장 근처로 가면 청아한 새 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이곳에는 10여 마리의 앵무새가 나무와 둥지를 오가며 활발하게 날아다니는데, 사람에 대한 경계심이 없기 때문에 아주 가까이서 앵무새와 눈빛을 교환할 수 있다. 모이를 손 위에 올려두면 기다렸다는 듯 손 위로 올라와 먹이를 먹는다.

 

꽃 천지에 매료되어 시간을 보내다 보면 슬슬 배가 고파진다. 이제 꽃비빔밥을 먹어볼 차례다. 각종 나물 위에 고운 빛깔의 꽃잎들이 올라오는데, 먹기 아깝다는 생각이 들만큼 아름답다. 식용 꽃에는 폴리페놀, 폴라보노이드 등 체내 세포의 노화를 늦추는 항산화 성분을 비롯해 필수아미노산 22종, 비타민 12종, 미네랄 16종이 함유되어 있다. 눈에 보기 좋은 영양도 많다. 꽃으로 가득한 정원에 앉아 꽃잎을 입에 넣고 음미하는 기분이 근사하다.

이 밖에도 세계꽃식물원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원예종 식물 3천 종을 계절별로 다르게 전시한다. 따라서 계절이 바뀌어 방문하면 또 다른 꽃 천지를 만날 수 있다.

 

*상세정보*

위치: 충청남도 아산시 도고면 봉농리 576 
관람시간 오전 9시~오후 6시(동절기 오후 5시)
관람소요시간: 1시간 30분 
입장료: 일반 6000원, 중고등학생 5000원, 유·초등학생 4000원
교통편: 1호선 신창역 하차 후 401번 버스 이용 
문의: 044-544-0746, www.asangarden.com 
편의시설: 식당, 카페, 기념품샵, 
체험: 천연 꽃 손수건 염색, 말린꽃 액자만들기, 꽃화분 심기

 

지구촌 곳곳의 개성만점 식물들 여기 여기 모여라
경기도 용인 <한택식물원>

대륙마다 인간의 생김새가 다르듯, 식물들의 모양새도 제 각각이다. 외국에는 어떤 식물들이 자라고 있을까? 직접 가서 확인하면 더욱 좋겠지만, 우리나라 안에서도 다른 대륙의 식물을 감상할 수 있다. 외국의 생육 환경을 그대로 옮겨 와 한국에서도 잘 자랄 수 있게 만든 곳이 있기 때문이다. 경기도 용인에 위치한 한택식물원을 소개한다.

 

온실로 떠나는 세계 식물여행

한택식물원은 사설 식물원으로는 동양 최대 크기다. 66만㎡ 의 면적 중 오른 편의 23만㎡의 정원을 일반인에게 공개한다. 환경부가 지정한 희귀, 멸종 위기식물 서식지외 보전기관인 이곳은 국내 자생식물 2,400종과 다양한 기후대에서 사는 외래식물 7,300종을 보유하고 있다. 36가지 테마정원으로 이뤄져 있는데, 이 중 호주온실과 남아프리카온실이 유리온실 안에 마련돼 1년 내내 꽃과 나무를 즐길 수 있다.

 

한택식물원의 36가지 테마정원 중 백미는 단연 호주온실이다. 4개 동을 연결한 구조의 온실에서 150여종의 호주산 식물을 전시하는데, 호주 외 지역에서 가장 큰 규모(890㎡)를 자랑한다. 무엇보다 호주온실에 꼭 가 봐야 하는 이유는 따로 있다. 바로 생텍쥐베리의 소설 어린왕자에 등장하는 바오밥나무를 만날 수 있기 때문. 둘레 3m, 무게 7톤이 넘는 바오밥나무는 거대한 수형과 독특한 모양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세계적으로 보호를 받는 종인 바오밥나무는 아프리카 마다가스카르 공화국에 여섯 종류, 아프리카 대륙에 한 종류, 호주에 나머지 하나가 있는 한정된 종이다. 국내에서는 한택식물원에서만 볼 수 있다.

 

동화적 판타지가 눈앞에 우뚝.. 바오밥나무

신비롭다. 과연 동화책에 나오는 나무답다. 바오밥나무를 마주하면 누구라도 이런 생각을 하게 된다. 입구에 들어서면 어린왕자와 사막여우, 캥거루가 두 손 벌려 방문객을 맞아주는데, 그들 바로 뒤편에 바오밥나무가 우뚝 서 있다. 드럼통처럼 생긴 몸통, 거대한 크기, 나무 윗부분에 몰려 있는 오묘한 형상의 줄기는 아이는 물론이고 어른에게도 동화적 판타지를 한껏 선사한다. 어린왕자, 사막여우, 캥거루가 금방이라도 움직이며 말을 건네 올 같은 동화적인 정취에 기분이 묘해진다. 어린 시절 읽었던 책의 주인공을 마주한 듯 마음이 설렌다. 바오밥나무는 나무가 띄엄띄엄 서 있는 풀밭인 사바나 지역에 사는데, 건조한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 나무 안에 물을 저장해둔다. 이 때문에 차차 줄기가 물병처럼 변해 물병 나무(bottle tree)라고도 부른다.

 

또한 호주 전역에서 볼 수 있는 유칼립투스도 호주온실의 볼거리다. 코알라는 유칼립투스 잎만 먹고 산다고. 유칼립투스 잎에는 알콜과 탄닌 성분이 있기 때문에 코알라는 하루에 18시간 이상 잠을 자곤 한다.

 

강렬한 남국의 태양을 머금은 남아프리카 온실

남국의 강렬하고 화려한 정취를 느끼고 싶다면 식물원의 오른편 외곽에 있는 남아프리카 온실이 제격이다. 남아프리카에는 국내에는 같은 과조차 없을 만큼 생경한 식물들이 자란다. 한국에서는 찾아볼 수 없을 만큼 강렬한 색감과 외형을 가진 식물과 나무들에 탄성이 절로 나온다. 어디선가 새가 푸드덕 날아가는 소리, 동물이 포효하며 돌아다니는 소리가 들린다. 실감나는 관람을 위해 남아프리카의 소리도 재연한 것이다. 강렬하고 개성 넘치는 식물에 둘러싸여 이국적인 소리를 듣자니 정말 남아프리카 대륙 어딘가에 서 있는 것 같다. 남아프리카의 더운 환경을 재연했기 때문에 외투를 벗고 싶어질 만큼 덥게 느껴져 추위를 잊기에도 제격이다.

 

430㎡ 규모의 남아프리카온실에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케이프타운(Cape Town)의 자생식물과 사막지대의 다육식물 등 300여종이 전시돼있다. 특히 남아프리카의 멸종위기 식물로 국제적으로 보호받고 있는 희귀종인 나무 알로에 3종이 양국 정부의 허가를 받아 심어져 있어 볼 거리를 제공한다.

 

이 밖에 허브온실은 현재 공사 중이며, 중남미 사막지대와 안데스 산맥에서 자라는 식물을 전시하는 중·남미온실도 상반기에 오픈한다. 근처에 함께 갈만한 곳으로 이천 테르메덴온천(20분), 큰바위얼굴조각공원(25분), 건강나라(10분), 에버랜드(1시간) 등이 있다.

 

*상세정보*

위치: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백암면 옥산리 산 153-1 
시간: 오전 9시~일몰 시, 연중무휴 
관람 소요시간: 2시간
입장료: 어른 8,500원 청소년 6,000원 어린이 5,000원 
교통편: 서울남부터미널 → 백암터미널 → 버스(10-4) 이용 
문의: 031-333-3558,
www.hantaek.co.kr
편의시설: 야외공연장, 쉼터, 식당, 카페, 기념품샵 등 / 체험 숲문화 체험, 생태체험학교

 

글: 임효정

사진: 임효정, 세계꽃식물원, 한택식물원

매체: 환경부 푸른나래 2012년 No.1